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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ing Lazy in Life
크로아티아(Croatia)_슬루니(Slunj) 라스토케(Rastoke) 둘째날 본문
낯선 곳에서는 늘 부지런해진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Lazy bear인데도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 해 뜨는 것을 보기도 한다. 마을은 너무 조용했다. 검은색으로 물든 나무들 위로 엷은 분홍빛 안개가 서서히 퍼지는 것 같았다. 이런 때 눈으로 보는 것처럼 찍을 수 있는 사진기가 절실하다. 아무리 좋은 카메라도 이 분위기를 담아내지 못하는 것 같다.
해 뜨는 것을 보고 다시 잠들었다. 11시까지 체크아웃이라 짐을 싸고 나왔는데 아무도 없다. 조용히 나와 다음 숙소인 GuestHouse Starmac로 갔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아무도 없다. 앞뜰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이전 숙소의 Ivana가 핸드폰을 들고 온다. 화장실에 두고 갔단다...ㅜㅜ 앞뜰 테이블에 앉아 있는 나를 보고 할아버지를 불러준다. 이번 숙소의 주인은 조금 할아버지다. 방이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고 해서 짐을 맡기고 나섰다.
Ivana에게 라스토케 말고 가볍게 트래킹 할 수 있는 곳이 있냐고 하자 코라나(Korana) 강가 쪽을 가르쳐줘서 그쪽으로 우선 걸어 보기로 했다. 숙소에서는 찻길 말고 샛길로 걸어 내려오는 곳이 있어 그 길을 선택해 다리까지 내려와 코라나 강변 쪽으로 걸어갔다. 여름 성수기에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 같기는 한데 내 이쪽 부분은 물이 그렇게 맑아 보이지 않았다. 사람도 없었고 그저 조용한 강가를 따라 한참 올라갔는데 길도 점점 없어지고 별다른 풍경이 있을 것 같지 않아 다시 돌아왔다. 정자가 있어 앉아 음악을 소리 나게 틀어 놓고 밀린 일지를 쓰고 구매한 엽서 등을 정리했다. 멀리서 어느 아저씨가 수영복을 갈아입는 것 같더니 물로 풍덩하고 뛰어들었는데... 물이 그렇게 맑아 보이지 는데 참 신기했다.
다시 라스토케로 돌아와 점심 식사를 했다. Slovin Unique Rastoke 레스토랑겸 호텔. 돼지고기와 누들 수프. 식사를 여유 있게 마치고 간단하게 다시 둘러봤다. 식사를 하면 입장료가 무료이다.
슬루니 올드 타운을 보기 위해 슬루니 중심가쪽으로 걸어서 이동. 우선 천주교 성당을 둘러보고 골목을 따라 정처 없이 걸어 다녔다. 특별히 정해진 관광 루트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골목골목 살펴보면서 무심하게 걷다 보니 다시 강 쪽으로 나오게 되었다. 위쪽으로 있는 요새까지 살펴보고 저녁거리를 사들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이곳은 보통 라스토케를 둘러보기 위해 잠깐식 들러가는 곳이라 특별히 관광 코 스랄 것은 없었고 사람도 없었으나 복잡스러운 도시보다는 조용하고 작은 마을을 천천히 돌아다니는 것이 좋았다.
다시 숙소에 돌아오니 작은 고양이가 나와 반긴다. 아까 짐을 맡길때도 아는 척을 하더니 이제 아예 책을 읽고 있는 테이블로 올라와 애교를 부린다. 고양이라기보다 개냥이인 듯.... 한참을 쫓아다니며 같이 놀다 보니 해가 지고 있었다. 숙소는 어제보다는 많이 좁고 시설도 별로였지만 하루 지내기에는 괜찮았다.
어느덧 여행의 중반... 미리 계획하지 않고 하루 하루 옮겨 다니는 여행에 익숙해진 것 같다. 오늘 하루 뭔가 새로운 것을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밀린 일지도 정리하고 책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내일은 스플리트(Split)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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