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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노을 찾기_대평포구 & 박수기정 본문
올레 코스 중에 마음에 드는 노을 중의 하나는 8코스 끝 무렵 대평 포구와 박수기정 뒤로 지는 노을이다. 처음 8코스를 걸었을 때 늘 그렇듯이 놀멍 쉬멍 하다가 5~6시간이면 되는 코스임에도 해가 질 무렵까지 대평포구에 도착하지 못했다. 주위에 오고 가는 사람도 차도 없고 파도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 시간이 좋기도 하면서 한국의 제주도이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벗어날 수 있음에도 낯선 곳에서 어두워지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초조해지기도 했다. 걸음을 재촉하고 있을 때 모퉁이를 돌아서자 박수기정 뒤로 온통 하늘 색깔이 불타고 있었다. 초조한 마음이 없어지고 마냥 행복했었다.
이번에는 짧은 휴가였다. 올레 코스 전체를 걸을 수 있는 시간도 체력도 없었다. 대평 포구에 숙소를 정하고 해지는 시간을 맞춰 8코스를 거꾸로 걷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지난번과 같은 포인트에서 노을을 잡을 수 있었지만 지난번처럼 불타는 노을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아름다웠고 핸드폰 카메라로 그 분위기를 다 잡을 수 없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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