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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제주올레길_올레 3코스 본문
제주 여행 두 번째 날.
좋아하는 올레길 중의 하나인 3-B코스를 걷기로 결정했다. 3코스였던 3-A코스는 오래전에 완주했었는데 너무 좋았지만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약 20km인데 아침 9시에 시작해 내내 걸어서 해 질 녘에서야 표선해수욕장에 도착했었다. 걸을 때마다 아이고 아이고 소리를 내며 도중에 만난 두 여인네와 함께 유명하다는 잔치 국숫집을 찾아 저녁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아쉽게도 너무 오래전 일이라 지금은 그 식당을 찾아볼 수 없다. 힘들었지만 오름도 있고 바다도 볼 수 있었고 중간에 김영갑 갤러리도 있어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3-B 코스는 해안가를 따라 걷게 되어 있고 약 15km정도 되는 거리라 A 코스가 난이도 별 3개인데 비해 별 1개로 난이도가 쉬운 코스이다.
다음 지도로 가는 경로를 조회해 본 후 가벼운 차림으로 호텔에서 나와 서귀포 중앙로터리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시작점인 온평포구로 가려면 이 정류장에서 101번 급행 버스를 타서 신산 환승정류장에서 갈아타야 한다. 날씨가 흐리다....
버스에서 날씨 때문에 회색빛으로 보이는 바다를 보면서 갑작스럽게 경로를 변경했다. 제목대로 내 마음대로 올레길이다. 날씨가 이렇고 바다가 저런 색깔이라면 시작점을 가기보다는 3-A코스 중간에 있는 김영갑 갤러리를 다시 한번 가보는게 좋을 것 같다.
환승하기 위해 내린 신산리 정류장에서 바닷가로 내려가니 하늘도 바다도 회색이다. 모자가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부니 올레길을 걷는 사람도 또 동네 사람들도 거의 볼 수 없다. 하지만 어제처럼 푸른 바다도 좋지만 이런 날씨의 바다와 바람도 즐기는 편이다.
중간에 신산리 마을 카페가 있어 커피를 한잔 마시며 바다를 보기로 했다. 카페에는 손님이 없었고 바다를 향해 있는 창문에는 아래 문구가 적혀 있었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었다. -김연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중에서-
위의 문구는 서울에 돌아와서 찾아 보았다. 시라고 생각했었는데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김연수 님의 소설로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것이 아닌 먼먼 이국땅으로 딸을 보낸 엄마의 마음을 담은 편지 내용이라고 한다. 이 뒤는 '너와 헤어진 뒤로 나는 단 하루도 너를 잊은 적이 없었다'이다.
바닷가에서 올라와 삼달교차로에서 삼달리 쪽으로 약 30여분 걸으면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 갈 수 있다. 걷는 나를 보고 지나가던 버스가 잠시 섰으나 올레길이니 타지 않고 그냥 걷기로 했다. 완만하지만 오르막이라 걸으면서 좀 후회하기는 했다. 아직 걷는 모드로 몸이 돌아서지 못했다.
관람시간: 09:30 ~ 17:00(겨울철) 18:009가을) 18:30(봄 여름)
휴관일: 매주 수요일/매년 1월 1일/설날, 추석 당일
관람료: 일반 4,500원
주차: 아래 갤러리 표시판을 따라 들어가면 안쪽에 주차장 있음
남쪽이니 이미 벚꽃이 피었다가 바람으로 많이 진 상태라고 아쉬워했었다. 나중에 사진을 보며 생각하니 그랬다면 초록색 잎들이 나와 있었을 거다. 벚꽃은 아직 개화하지 않은 상태였다.
누군가 동백꽃을 토우의 무릎위에 올려놓았다. 운동장에 있는 이 토우들은 밑에 설명된 것처럼 김숙자 님의 작품이다. 매번 다른 작품들보다 턱을 괴고 있는 이 토우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가 항상 유토피아적 삶을 꿈꾸듯 제주인들은 수천년동안 상상 속의 섬 이어도를 꿈꾸어 왔다. 제주를 지켜온 이 땅의 토박이들은, 그 꿈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일상적 삶에 절약, 성실, 절제, 인내, 양보가 보태져야 함을 행동으로 내게 가르쳐 주었다. 꿈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발전한다 하더라도 나(주제)다움을 지키지 못한다면 꿈은, 영원이 꿈에 머문다. 제주인들처럼 먼저 행동으로 실천할 때 이어도의 꿈은 바드시 이루어진다. -김영갑-
'김 영 갑' 그는 내게 참 좋은 길동무였다. -김숙자 '홀로 그리고 함께' 중에서-
이번이 4번째 방문이다. 처음 방문했을때 내부 사진 촬영이 허용되지 않아 그 이후에도 매번 외부만 사진을 찍었었다. 이번에 돌아와서 찾아보니 관람객에게 방해가 되지 않고 작품을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내부 사진 촬영이 허용되어 있었다. ㅠㅠ 여러 번 방문했던 곳도 새로 방문하듯이 매번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새롭게 배운다.
여기서부터 바닷가까지는 3-B 코스가 아닌 3-A 코스로 마을을 지나가게 되어 있는데 코스가 좀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 첫번째 방문에서 밭에서 무를 수확하고 있던 분들과 대화하다 화장실도 이용하고 차도 대접받았던 좋은 기억이 있다. 그때보다 한 달이나 이른 탓인지 세월 탓인지 아니면 코로나 때문인지 아무도 볼 수 없어 쓸쓸했다.
드디어 다시 바다다. 저녁 즈음으로 보이지만 오후 2시가 안되었다. 오늘은 푸른색을 보여주지 않을 것 같다.
누군가의 염원 위에 나도 살짝 나의 기도를 올려 놓았다, 아주 작은 돌로....
바다 목장이다. 너무 일찍 왔다. 초록색 잔디밭이 바다와 어울려 너무 이쁜 곳인데 아직 잔디도 그렇고 오늘은 바다도 푸르지 않다. 출입구는 있었는데 잔디밭에 철망이 생기다니 충격이다. 올레길 초반에는 사유지였지만 출입을 하게 해 주었었는데 아무래도 감당하기가 어려웠나 보다. 말들 대신에 소들이 철망 너머에 있었다.
점퍼의 지퍼를 끝까지 채우고 모자를 쓰고 조이기까지 하고 한참을 앉아 있던 정자. 춥다기보다는 바람이 세서 캡모자가 날아갈 것 같았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파도 소리만 들으며 멍 때릴 수 있었다. 너무 오랜만이다...
놀멍 쉬멍 갑서
올레길의 기본적인 모토다. 코스마다 완주하기 위해 스탬프를 찍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고 생활에 찌든, 일에 찌든 몸과 마음을 놀면서 쉬면서 걸으면서 힐링하라는.....
드디어 도착점인 표선해수욕장이다. 올레길을 걸으며 또 하나의 원칙은 해변가를 보면 무조건 들어가는 것이다. 마음 내키면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기도 한다. 걷다 보면 바닷물이 만들어 놓은 신기한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눈 위에서 걸은 것처럼 내가 걸어온 발자국도 볼 수 있다.
이제 숙소로 돌아갈 시간이다. 제때 돌아간다면 일몰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서둘렀지만 결국 노을을 버스에 앉아서 볼 수 밖에 없었다. 돌아오는 버스를 타기 위해 표선 제주은행까지 걸었는데 정류장 건너편에 '표선 얼큰이와 피자디노'라는 식당이 있었다. 맛집인 거 같아 '매운 닭날개'와 '파인애플 피자'를 포장해 갖고 와 먹었다. '불닭 피자'를 먹어보고 싶었지만 매운 닭날개가 있어 피자는 달콤한 것으로 주문했는데 두 개 모두 맛이 좋았다. 다음에는 꼭 시도해 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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