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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_아시시(Assisi) 의 프란치스코회 성당들 본문
Route: 피렌체 호스텔 -> 걸어서 기차역 -> 기차로 아시시 기차역 -> 버스로 아시시 -> 걸어서 성 프란치스코 성당 -> 걸어서 성 키아라 성당 -> 헤매고 헤매다 성 베드로 성당 -> 걸어서 버스 정류장 -> 버스 타고 아시시 기차역 -> 기차로 피렌체 기차역 -> 걸어서 호스텔
아시시에 대해서는 로마 민박집에 같이 묵었던 어느 친구에게서 들었다. 너무 좋아서 다른 도시로 옮겼다가 다시 한번 방문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 사전 지식 없이 피렌체에 머물면서 당일로 다녀왔다. 아시시 기차역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아시시 시내로 들어가야 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비탈길을 좀 올라가면 아시시의 상징인 성 프란치스코 성당을 볼 수 있다. 아시시에 머무르지 않는 경우는 돌아가는 기차 시간과 연결될 수 있도록 미리 버스 시간표를 알아놓고 가는 것이 안전하다. 아시시는 작은 도시였지만 많은 성당들이 있었는데 길을 잃고 헤매는 바람에 이번에는 성 프란치스코, 성 키아라 그리고 성 베드로 수도원만 방문할 수 있었다.
성 프란치스코 성당(Basilica di San Francesco)이다. 하얀 돌로 지어져서인지 외부는 깔끔하고 이쁘다. 내부는 이태리에서 본 성당 중에 그 유명세에 비해 제일 검소하다고 느꼈다. 늘 유명한 성당들, 특히나 두오모를 방문하다 보면 종교적이라는 느낌보다는 정치적이라는 느낌을 많아 받았었다. 그 큰 규모와 화려함에서 신보다는 인간의 힘이 느껴진다고 할까. 하지만 아시시의 성당들은 달랐다. 성당 내부에 물론 프레스코화도 있고 스테인드글라스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용하고 차분하고 그리고 검소하다. 여행일지에는 아시시를 보고 A.J. 크로닌의 '성채'라는 책이 떠오른다고 되어 있다. 다시 한번 읽어봐야지 했던데 까맣게 잊고 있었다. 흠... 사람의 기억이란 참 믿을게 못된다. 성당 내부에는 프란치스코 수사님이 입으시던 옷이 전시되어 있다. '장미의 이름'과 같은 영화에서 많이 보았던 갈색의 통옷에 밧줄 모양의 허리띠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회 건축물들은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성 프란치스코의 아버지는 부유한 상인이었다. 그는 군인으로 전투에 참여한 적도 있었지만 전쟁에 가는 길에 환시를 체험한 이후 세속적인 생활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로마로 순례를 떠나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구걸하는 걸인들을 보고 평생 가난한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고 아시시로 돌아온다. 1209년 미사 중에 낭독된 마태오 복음서 10장 9절, 그리스도가 제자들을 파견하면서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여행 보다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말고 하나의 복음을 선포하라고 한 구절을 듣고 큰 감명을 받고 가난한 삶을 통해 자기 자신을 온전히 바치는 삶을 살게 된다.
성 키아라 성당(Basilica di Santa Chiara) 또는 성 클라라 성당(Basilica of Saint Clare)이다. 성 프란치스코 성당과는 다르게 흰색과 분홍색의 돌로 지어졌다. 내부에는 작고 간결하지만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가 있었는데 사진을 찍지 못해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다. 지하에는 성 키아라 수녀님의 유해와 수녀님과 관련된 기적에 대한 그림이 간결한 설명과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그중에서 귀족인 친척들이 힘으로 수녀님을 데려가기 위해 왔는데 수녀님이 천근이라도 나가는 듯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아 결국 데려가지 못했다는 게 기억난다. 정말 이런 기적들은 일어나는 것일까? 성당 내부를 둘러보고 나오려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청 큰 한국말이 나를 잡았다. 성당 안에는 몇몇 여행객들이 있었지만 모두 조용조용 대화를 나누었고 혹시나 목소리가 조금 커지면 지키고 계시던 수녀님이 조용히 해달라고 했었다. 그런 중에 그 고요함을 가로지른 것이 한국말인데다 더군다나 수녀님이었다. 즉, 한국에서 오신 수녀님들. 직접 키아라 성당을 방문한 것이 너무나 감동스러우셨나 보다. 그런데 알고 싶으셨던 건 성 프란치스코가 성 키아라 수녀님에게 선물하신 십자가가 어디 있느냐는 거였다. 당연히 키아라 성당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발견하지 못하셨던 모양이다. 문제는 그 태도였다. 너무나 소란스러우셔서 안에서 안내를 맡고 있던 이태리 수녀님께 제재를 받았다. 이태리 수녀님은 다른 안내원과 수곤수곤대고... 수녀님들이었지만 아줌마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아줌마라는 말은 결혼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듯하다
성 키아라 성당 앞의 광장에서 내려단 본 아시시
안개가 아시시 전체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비가 오면서 더 깔끔하고 깨끗하게 느껴진다.
*안개와 구름을 배경으로 한 성프란치스코 성당. 비가 주룩주룩 와서 신발은 물론 바지까지 젖어들었지만 이쁘다 이쁘다 하며 지치지 않고 돌아다녔다.
*아시시의 골목 골목길은 아기자기하고 깨끗하다. 사실 이태래에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인데 아시시에서 발견했다. 흰빛이나 분홍색 빛의 돌들로 지어져서 더 그렇게 보이는 듯.
*그냥 정처없이 골목길을 헤매고 다니다 한쪽 구석을 성모상과 꽃으로 예쁘게 장식해 놓은 것을 보았다. 옆에 나무 의자까지 있어서 앉아 쉬어가고 싶었지만 살짝 비가 오고 있어서 사진만 찍고 지나쳐야 했다.
기차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가는 중에 있는 성 베드로 수도원(Abbey of Saint Peter Assisi)에 잠깐 들를 수 있었다. 내부는 내가 본 중에 제일 검소한 곳이었다. 유명하지 않아서인지 아무도 방문하는 이들이 없어 조용하고 좋아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자연스럽게 서툰 영어로 인사를 하면서 지하의 우물을 안내해주겠다고 했다. 정신 차려 보니 지하에 있었고 문제는 다른 사람들이 아무도 없이 모르는 사람과 낯선 곳에 둘 뿐이라는 것을 인식하자 갑자기 무서워졌다. 버스를 타야 한다며 대충 이유를 대고 서둘러 나왔다. 나중에 찾아보니 지하에 뮤지엄이 있었고 그분이 설명하려던 것은 성 비토리노와 순교자들의 시신이 던져진 중요한 우물이었다.
마지막 잠깐 두려웠던 시간을 제외하고는 너무나 아름다웠던 하루였다. 이때의 기억으로 몇 년 뒤에 다시 한번 아시시를 방문한다. 이번에는 동행이 있었고 아시시 수녀원에서 1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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