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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알머슨 전시회 vida _삶, 사랑, 함께 & 산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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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알머슨 전시회 vida _삶, 사랑, 함께 & 산책

Lazybear 2020. 9. 19. 20:46

에바 알머슨(Eva Armisen)의 전시회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 중이다.   

올해 6/27일부터 시작되었던 전시회는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되면서 중단되었다가 9/17일(목) 일부터 재개되어 9/20(일)까지 진행된다.   

세종문화회관 전시일정 사이트에서

지금도 사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는 것을 자제해야 하는 것은 알고 있으나 너무 가고 싶었던 전시회이고 9/20일까지라 주말에는 사람이 많을 거 같았다.   전시장 내 인원을 30명으로 제한시키고 있다고 해서 우선 가서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으면 그냥 돌아오리라 생각하고 나섰다.   

오후 1시쯤 도착하니 매표소와 기다리는 장소는 한가했다.   티켓팅을 하고 대기자 등록을 하고 번호를 받고 나면 핸드폰으로 입장할 수 있을때 문자가 오는 것으로 되어 있는 시스템이었다.   문진표도 작성해야 하고 QR코드 등록도 해야 한다.    준비를 모두 마치고 약 30분 정도 기다리니 입장할 수 있었다.   

전시회장에서는 몇개의 지정된 포토존을 제외하고는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다.   참 아쉬운 점이다.   물론 여기저기서 촬영을 하다 보면 집중이 안 되는 면도 있지만 사진들은 나중에 전시회를 기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데....

작가 에바 알머슨은 사라고사에서 태어나 바르셀로나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세계적인 예술가입니다.   에바 알머슨이라는 이름 앞에 이제는 타이틀로 자리 잡은 '행복을 그리는 화가'로 그녀는 작품들로 예술을 통해 작은 일상을 행복한 순간으로 탈바굼 시킵니다.   솔직하고 천진난만한 시선,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화풍으로 일상을 그려내 감동과 치유를 선사하며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시회 팜플릿에서 

 

전시회의 입구에 적혀 있는 글이다.   

삶 Vida, Life  Eva Armisen

아마도 저는 삶의 한 순간을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에 평생 그림을 그렸는지도 모릅니다.   시간을 멈추어 두고 그 설레던 순간들, 상처 입었던 순간들, 두려웠던 순간들 그리고 황홀했던 순간들 속에서 언제까지고 머무를 수 있도록 말이에요.
..........

우리의 기억은 우리가 경험한 것들을 한 가지 형태로밖에 기억하지 못하는데 저의 경우 그것은 그림으로 그려진 형태입니다. 

 

전시회의 구성은 각자 다른 주제와 메시지를 가진 10개의 방으로 이루어진다. 

Room 1:  영감 (Inspiration): 

영감은 감정을 통해, 심장을 통해 내게 옵니다.   영감은 작가로서의 여정의 시작입니다. 

출처:  https://evaarmisen.com/en/obra?exhibition=Vida%20Sejong%20Museum%202020

2020년이 우리 모두에게 일시정지의 해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이 불행한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모두 너무나 치열하게 싸우고 있지만 생활의 모든 것들은 '일시정지' 상태이다.   작품의 주인공처럼 사랑을 가슴에 품고 편안한 일시정지가 될 수 있었으면.... 

 

Room 2:  삶의 조각 Parte del paisaje  (Part of the landscape): 

우리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곳은 우리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종종 그곳으로, 혹은 그 기억 속으로 돌아가고는 합니다.

무뎌지고 바랜 기억들도 내 안에 어딘가에는 남아서 나라는 특별한 사람을 형성하는 배경이 됩니다.    그리고 그 배경이 있어 우리는 한 사람의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Room 3:  가족어 사전 Lexico Familiar (Part of the landscape): 

살아가다 보면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견고한 관계가 형성되고는 합니다.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만 통용되는 특별한 언어가 생겨나기도 하지요.   가장 단단하고 오래가는 유대감이 형성되는 시기는 유년기가 아닌가 합니다. 

출처:  https://evaarmisen.com/en/obra?exhibition=Vida%20Sejong%20Museum%202020

[우리 집의 왕]  지금 있는 곳에서 지금 함께 있는 사람과 행복해지리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가족들과 게임을 즐겨했다고 한다.   그렇게 지내다 보면 가족들끼리만 통하는 또는 가족들끼리만 사용하는 언어 또는 말투가 생기게 된다.  작가가 말한 절대 무너지지 않는 견고한 관계를 생각했을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가족이다.   순간을 잡으려고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한 것처럼 작가는 저녁을 같이 하는 시간, 산책을 하는 시간 등 함께 있는 순간 순간을 의미있게 기억하고 기록한다.  

 

Room 4:  내 마음이 말할 때 Que me esta pasando?(What is happening to me?): 

내 마음이 말할때 What is happening to me, Eva Armisen
내 마음이 말할때 What is happening to me, Eva Armisen
Heart 조형물 Eva Armisen

이 룸에서는 작가의 하트 조형물과 함께 영상을 관람할 수 있었다.    

 

Room 5:  모두 식탁으로 모여봐 Todos a comer (Everyone to the table): 

모두 식탁으로 모여봐 Eva Armisen
모두 식탁으로 모여봐 Eva Armisen
모두 식탁으로 모여봐 Eva Armisen

 

Room 6:  자연(Nature):

감정은 우리가 속한 장소로부터 나옵니다.   그리고 자연은 내게 영감의 원천이지요.   저는 이 방을 통해 관객들이 저의 눈을 통하여 그들의 주변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해요.

출처:  https://evaarmisen.com/en/obra?exhibition=Vida%20Sejong%20Museum%202020

이 전시실은 사진을 제일 찍고 싶었던 공간이다.   하얀 배경에 초록색 잎들이 흩어져 있고 그곳에 다양한 색감의 작품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의자도 준비되어 있었고 앉아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의 피로를 풀 수 있었다.  

날개달다 Cambiar y volar(Change and to fly) Eva Armisen

[날개 달다] 지금 있는 곳에서 벗어나려면 변해야만 할 때가 있습니다. 

 

Room 7:  삶의 실타래 El hilo de la vida (Thread of Life):

우리는 삶이 우리에게 주는 실로 자신만의 특별한 옷을 지어 입으면서 살고 있어요.

출처:  https://evaarmisen.com/en/obra?exhibition=Vida%20Sejong%20Museum%202020

순간순간의 선택과 주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은 씨실과 날실이 되어 자그마한 조각보와 같은 삶의 단편을 만들어 냅니다.   에바가 생각하는 우리의 삶, 우리라는 한 사람을 정의하는 형태는 이 조각보를 기워서 만든 알록달록한 코트와 같은 모습니다.   이러한 형태로 만들어 낼지는 온전히 우리 손에 달려 있지요.   에바는 이 섹션을 통해 실을 엮었다가 다시 풀어내기도 하며 스스로 만들어가는 우리의 삶의 모습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세종문화회관 전시안내-

운명의 붉은 실에 대한 내용은 아시아 쪽에서만 내려오는 의미라고 알고 있었다.   물론 에바는 미리 정해진 수동적인 운명이라기보다는 씨실과 날실을 이용하여 운명을 만들어가는 느낌이다.  위의 첫 줄 두 번째 양손에 글러브를 낀 작품명이  [피부 보호]인데 작품 설명이 아래와 같다. 

[피부 보호]  스스로를 보호하세요.   당신이 아끼는 것과 원하는 것 당신을 보호해주는 것과 당신의 삶을 지켜내세요.   사랑을 위해서 

 

Room 8:  우리 Nosotros (US):

그들과 함께 해야만 비로소 완전한 내가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가족, 친구 혹은 동료들...  그리고 그 집단 속에서 소속감을 느낄 때 피어오르는 그 벅찬 감정은 뭐라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출처:  https://evaarmisen.com/en/obra?exhibition=Vida%20Sejong%20Museum%202020

[산책]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아끼지 마세요.

이 글의 제목에서 있듯이 에바 알머슨의 그림 제목에는 유난히 [삶]과 [사랑]을 제외하고 [함께]와 [산책]이 많았다.  이 두 개의 제목을 가지고 있는 작품에는 가족과 함께, 동생과 함께, 사랑하는 이와 함께였다.   지금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반강제적으로 가족과 함께 묶여 있는 것 같다.   외출을 자제하거나 외출을 아예 못하기도 하는 나라가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가족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다.   에바의 그림에서처럼 따뜻하고 행복하기도 하겠지만 오히려 함께여서 부정적이고 어두운 면을 많이 보여주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지치고 지루하기도 하지만 에바의 작품에서처럼 이 시기가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루하루 노력이라는 것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Room 9:  행복을 찾아서 Evasiones (Evasions):

행복을 찾아서 조형물 Evasiones(Evasions)  Eva Armisen
행복을 찾아서 조형물 Evasiones(Evasions)  Eva Armisen

 

Room 10:  기쁨 Alegria(Happiness):

마음 가는 곳에 머물기 가슴 뛰는 순간이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가기

출처:  https://evaarmisen.com/en/obra?exhibition=Vida%20Sejong%20Museum%202020

 

[집]  당신은 지금 안전한 곳에 있습니다. 
[이사]  가벼움과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
[황금 우리 안에서]  가끔씩 조금은 불편해도 된다는 또 변화가 두렵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새로운 여행]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새로운 길은 언제나 나타납니다.   언제나...
[행복]  내면의 평화를 작게 될 때 행복도 찾아옵니다. 
[심장박동]  나의 심장 박동 소리에 귀 기울이기.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하게 방해하는 다른 이들의 생각과 외부의 소음으로부터 벗어나기
나쁜 기억들은 단단하고 뾰족한 돌멩이 같아서 잊혀진 듯하다가도 끈질기게 남아서 무심코 내디딘 한 걸음에 상처를 내고는 합니다.   그래서 마음속 한 곳에는 안전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가슴 뛰는 순간을 위해, 설레는 변화를 위해 언제든 문을 열고 다시 나아갈 용기도 필요한 법이지요. -세종문화회관 전시 안내-

 

에바 알머슨 Eva Armisen

 

전시를 다 돌아보고 나왔을때는 한권의 책을 읽은 듯 하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에게서 행복과 함께 사랑도 가슴 한가득 받아 안고 나온 느낌이었다.  

다른 한가지 재미 있는 점은 에바의 작품에는 모두 제목이 써져 있다는 거다.   주로 왼쪽 상단, 제목이 길 경우에는 오른쪽까지 써내려 가기도 한다.   작가의 사인은 주로 오른쪽 아래 또는 왼쪽 아래에 기재되어 있다.   제목을 스페인어로 쓰는건데 전시회를 다 돌아보고 나면 스페인어가 어느 정도 눈에 들어와서 스페인어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게 한다.    물론 이건 나만 그럴 수도 있기는 한데.... 스페인어를 배워볼까 싶다.   

마지막 장소는 아트샵이다.   여기가 고비이다.   확실한 자기 기준이 있지 않으면 방금 전시를 보고 나온 여파로 이것저것 구매할 수 있다.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3개나 사버렸다.....

2020 에바 알머슨 전시회 기념 자석
2020 에바 알머슨 전시회 기념 아트 패널 & 노트

 

참고 사이트:  

 

 

 

 

Eva Armisén

Eva Armisén designs Nongshim USA campaign. Her imagery can be seen rolling around Las Vegas, Washington DC, New York and San Francisco in the Big Tour Bus.

evaarmi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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