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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_3코스_첫번째 본문
여러 사람이 아름답다고 추천하는 3코스... 자그마치 22km라 처음부터 걱정이 많았다. 15~17km도 7~8시간씩 걷는 나로서는 코스 초반에 너무 지체하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걸었다. 오늘도 바람이 많다. 신기한 건 바람은 강한데 춥지 않다는 거... 반팔티 입고 긴팔 남방을 입으면 걷기 딱 적당하다. 상쾌하다...
오늘 운이 최고였다. 물은커녕 먹을 거 하나 없었는데 통오름을 지나 오른 독자봉을 내려갈 때 자리를 깔고 앉아 푸짐한 점심을 먹고 있는 두 여인네를 만났다. 그리고 그들이 나를 초대했다. 하하하하!!! 도시락에 김과 무나물과 부침개, 삶은 계란, 라면, 커피까지 얻어먹고 나머지 코스를 같이 걸었다. 그러던 중에 무밭에서 무 수확을 감독하고 있는 주인아저씨를 만나 무도 캐보고 깎아도 먹고 사진도 찍고 그리고 무도 한 개씩 얻었다. 무밭 옆에 있는 집에 화장실을 쓰러 들어갔다가는 할머니의 초대를 받아 커피도 마시고 얘기도 하고 할아버지가 쓰셨다는 글씨(서예)도 구경하고.... 마지막으로 저녁 일곱 시 가까워서 간신히 도착지에 도착하고 찾아 나선 표선면사무소 앞에 있는 간판도 없는 춘자 국수도 찾아냈다. 하루 종일 얻어먹은 답례로 맛있는 국수 곱빼기를 대접할 수 있어 좋았다.
김영갑 갤러리를 한참 지나 갑자기 나타난 바다 목장은 초록색 벌판이었다. 목장에서 본 하늘은 엷은 하늘색 그리고 바다는 파란색의 온갖 그라데이션을 보여줬다. 안 그러려고 해도 볼수록 이뻐서 자꾸 카메라에 손이 간다. 해가 질 무렵 도착한 하얀 모래밭의 표선해수욕장... 맨발로 걸으니 하루 종일 걸어 아팠던 발의 피로가 다 사라지는 듯하다.
리조트로 돌아 오는 길이 멀고 힘들었지만 행복한 피로였다.
바다목장과 바다는 2편에...
여행일자: 2009년 4월 22일
*2020년 7월 블로그에서 티스토리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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